별밤 Mannoya Talk


편의상인 면에서도 그렇고 도시 특유의 분위기라는 게 나름 매력적이기도 해서 도시에서 사는걸 선호하긴 하지만 그런 반면 뭐라도 사러 몰에 가서 엄청난 인파와 마주할 때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고 불편하다. 가끔은 너무 많은 선택권이 있다는 것도 좋지만은 않다. 배가 고프다는 지극히 간단한 상황에서 뭐 먹으러 갈까? 라고 질문을 던지고 나면 너무나 많은 식당들을 보며 어지럽다. 물론 그렇게 찍어서 들어간 식당은 다른 alternative들이 많았던 상황이니 왠지 잘못 선택한 걸 수도 있다는 의심과 더불어 만족도는 크지가 않다. 옷을 살때도, 다른 무엇을 살때도 그렇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게 원래 나랑 맞지 않아서인지, 다른 것을 선택했으면 훨씬 좋았을지 전혀 감이 안 잡히니까.

어디서 보았는지 확실하지 않은데, 이와 같은 increased choices가 되려 사람들의 happiness level을 낮춘다고 했다.

새벽에,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바람을 쐬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북두칠성을 비롯해서 큼직한 별들이 반짝이는 걸 보았다. 어렸을 때한창 만화로 된 백과사전을 보면서 밤마다 나가 별자리를 찾아보았는데 눈이 나빠지면서였는지 아니면 공기가 안좋아져서였는지 점차보이는 별들이 줄어들었다. 아무리 저녁즈음에 비가 내리는 일이 많았었다고는 하지만 고개를 들어 별을 본 게 얼마만인가 싶다. 내 머리 위에 그런 풍경이 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문득 밤하늘을 보아도 그렇게 눈치챌 만큼의 뭔가가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고.

태어나서 한번도 은하수를 본 적이 없다는 말에 M은 수단에서 밤에 하늘을 보면 정말 별들이 쏟아질것 같이 많다고 했었다. 공기오염도 심하지 않을 뿐더러 불빛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다. 이야기속에서 젖빛 강이 흐르는 것 처럼 하늘을 수 놓는다고 했었던 은하수를 볼 기회가 올까?



덧글

  • Semilla 2008/11/09 04:39 #

    선택의 여지가 없으면 내 뜻대로 살 수 없는 것 같아 불행하고, 선택의 가짓수가 너무 많으면 놓치는 게 너무 많은 것 같아서 불행하고... 뭐든 '적당한'게 좋은 거지만 그 '적당'을 찾기가..;;

    저도 '은하수'라는 말이 어울리는 밤하늘을 보고 싶어요..
  • Mannoya 2008/11/11 12:35 #

    그러게요. 점점 갈수록 적당이라는 게 힘들어지는 환경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가하면 또 사람이란게 뭘 가지면 또 다른 걸 원하고 그러기도 하죠.
    가끔 옛날(?)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앉아있고 별들이 쏟아지게 많은 밤하늘을 보여주는데, 그게 그래픽이라고 생각했었을 정도로 별 많은 하늘은 본 적이 없어요. 언제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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