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내 성격상 가장 오래 쓴 일기를 들고 왔던 모양이다.
오랜만에 누워 읽다가 엄청 웃었다.
2003. 3. 24. 월
어제 바야흐로 파마를 하고, 옷도 사구.. 걍 기분전환을 했다. 오늘 아침에 실외조회한다던데 심하게 걸리면? 싫다 싫어
2003. 3. 25. 화
어제 어떻게 됐냐고? 당연히 경고. 담임하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딴 학년 선생님한테 걸렸다. 사실 어젠 머리하고 다음날 바로 갔더니만 웨이브가 담임보다 심했으니...교복에 그러니까 내 스스로도 좀 그렇긴 했다 내스스로도. 어쨌든 지금. 고데기로 펴고 왔는데 조금씩 곱슬곱슬거리기 시작한다...오늘 날씨가 우중충 비가 오는 날씨라 비 몇 방울 맞았드니 조금씩 구불거리는...그래도 어제보다 훨씬 낫다. 또 뭐라 그러면 더 펴고와야 하나
2003. 4. 17. 목
...아침에 양말 걸려서 이름 적히고..파마했냐는 소리에 순진한 척 두 눈 동그랗게 뜨고 3학년이 파마할 시간이 어딨어요~ 웃으며 유유히 빠져나왔다.
2003. 4. 26 토
가정 숙제가 오늘까진데 안했다. ..
-_-;;;
2003. 6.3. 화
어제 할머니한테 다녀왔다. 할머니한테 말레이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꾸 필리핀이라고는 하시지만 어쨌든 잘 알아들으신 것 같다. 계란 28개랑 (안 세봤지만 할머니가 28개라고 했다;;) 복숭아 통조림 (다 먹었다;;) 얻어왔다. 받기가 무지 민망했던 만원짜리 지폐도..
2003. 6. 5. 목
학교에 9시에 옴. 아주 졸리진 않았는데 오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한시간 더 자버렸다. 머리가 조금 무겁고 현기증 비스무리한 것이 약간 나지만 참을만 하다. 학교에서 안 잘거다. 000 (짝궁) 때문이기도 하고 뭐 나를 위해서도.. 이놈의 지지베는 내가 자면 지도 자고 내가 안 자도 잔다.
2003. 6. 10. 화
어제는 발목 양말 세번 신었다고 걸려서 '봉사활동'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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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물론 그 시절의 핑크빛 이야기들도 있었고 나름의 애환이나 고민 등도 있었지만.
나 나름 성실하게 학교 생활했다고 생각했는데 일기장 보니 별로 아닌것 같다 ㅋㅋㅋㅋ
성적은 괜찮았지만 아마 고 3때 유학가겠다고 했는데 그런 경험이 없었던 당시 담임 선생님이 야자 빠지는 것도 싫어했고 (다른 애들 분위기 망친다고) 휴일에도 보충수업에 나오라고 하고 (수틀리면 안 가기도 한듯 ㅋㅋ) 안 그래도 수능 스트레스 받던 반 친구들은 아무래도 나랑 같이 준비하던 친구 두명이 펑펑 노는 것 같으니 얄미워서 공지도 전달 안해주고 뒤에서 이런저런 말도 많았는데 선생님은 방관+오히려 조장 이런 분위기여서 감정이 많았던 것 같다.
파마는..ㅎㅎㅎ 그냥 하고 싶어서 아무생각없이 하고 갔는데 완전 뽀글이로 하고 가서 좀 논다하던 (몰래 반곱슬인양 웨이브 넣던 아이들) 애들까지 너무 놀라 말도 못하던 기억은 난다. 나를 복도에 불러서 이걸 어째야 하나 한참 보던 담임 선생님 얼굴도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정작 우리집 식구들은 아무소리도 안 했다. 상당히 자유방임적인 집안이었던 듯..
근데 나 정말 유학간다고 저러고 그랬던거 아니었다. 1학년때 초반에 기죽었다가 2학년때부터 야자 토끼기 등 할건 다했는데..ㅡㅡ..


덧글
破滅のani君 2009/07/01 10:01 # 답글
야자라...그리운 울림인듯 ^^...
6월에 학교 근처에 갈일이 있어 들렸다가, 학교 변한 모습 보고 깜짝 ^^>...
그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뭔가 미묘한 기분 이랄까요?
Mannoya 2009/07/01 17:27 #
학교에서 한거라고는 자는거랑 먹는거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아침 7시 반부터 밤 11시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야자 한번 도망가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는 ㅋㅋㅋ리씨 2009/07/01 16:34 # 답글
발목 양말 신으면 안돼요?? 그럼 뭘 신지??ㅋㅋㅋㅋ고등학교때가 생각나네요.........공부 안 했던 그시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annoya 2009/07/01 17:28 #
보통 좀 긴 흰 양말을 접어신도록 했어요.근데 누가그렇게 신어요;; 구두에 흰양말 신기도 별로인데..한때 유행이라 하는건 무조건 금지였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