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주후에 시험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간만에 늦잠을 즐기고 있는데 드르륵, 핸드폰이 배게밑에서 요동친다.
누구냐..
'****: xxx과목 work book 좀 빌려줘. 복사하게.'
헐이다.
이 과목은 코스웍 50에 기말이 50인데, 첫 과제 10프로에 개인 과제 20프로, 그리고 이 ,work book이 20프로이다.
과제들은 advertising and communication에 관련하여 하나는 간단한 것, 다른 하나는 예산에 맞춰 광고기획을 하는 어려운 것인데 사실 점수도 상당히 짜게 주어서 학생들중에 20점 만점에 15점 이상 받은 경우가 드믈 정도였다. 물론 그 와중에 18점을 받은 한 학생이 있긴 했지만..
문제의 work book은 학기초에 학교 도서관에서 카피본을 사서 tutorial (소그룹 수업으로 강의시간에 다뤘던 것을 문제를 풀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루면서 실전에 적용시키는 것으로 호주 특유의 시스템) 시간에 문제를 채워넣고 리서치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빈칸을 채워넣은 것을 학기말에 검사하는 것이다. 사실 노트들을 보면서 나중에 채워넣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거저먹는 점수라고도 할 수 있는데, 나도 그렇게 했고 권장사항이었지만 써 있는대로 엑셀파일로 저장해 놓은 activity output들을 프린트해서 첨부도 했다. 사실 마지막에 도저히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서 해결 못한 문제들이 있었는데 검사하는 걸 보니까 그냥 책장을 쑥쑥 넘기는데 풀지 않은 부분은 서로 붙어서 그냥 넘어가더라-_-;; 다행히 그날 tutorial때 할 분량을 벼락치기 하면서 그냥 다 채워넣어놔서 그거에 점수를 따고 'i give you 18 marks..' 이렇게 간단히 최종점수를 받았다.
이게 지난주내내가 검사기간이었는데, 금요일 만난 이 친구가 하는 말이 이걸 잃어버렸다고. 도서관에 문의해봤냐고 하니까 다 떨어졌다고 하고 강사한테 가서 얘기했느냐 하니까 no라는 거다. 그때가 오전이어서 수업 끝나면 오피스에 가서 상황 설명하고 조언을 듣는것이 좋겠다라고 말해 주고 난 집에 왔는데, 일요일인 오늘 문자를 보내서 하는 소리가 내 웍북을 복사하겠다는 거다. 초기에 미리 해 놨을때는 매주 검사하는 것도 있어서 도장도 받아놨는데 (결국 그게 형식적이고 점수에는 별 상관없다는 걸 안 뒤로 다른 과목에 바빠지면서 손을 놓긴 했지만) 그걸 복사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중에 그렇게 시간이 있었는데 뭘하고 이제 와서...
그냥 개인적으로는 별 감정이 없지만 이런 식으로 뒤늦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두번째라 짜증이 난것도 사실이다.
국제경제시간에 2인과제를 이 친구랑 하게 되었는데 월요일이 제출일이었다. 이 친구, 금요일 문자를 보내서 (수업시간에 오질 않아서 학교에서는 거의 보질 못했다) 과제 문제를 blackboard에서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하여 문제를 일일이 타이핑 해서 그 전주 수업시간에 tip으로 알려준 가이드 라인 노트해 놓은것 까지 일일히 다 쳐서 메일로 보내주었다. 파트 A랑 B가 있으니까 네가 할 부분 정해서 알려달라고, 나머지를 내가 하겠다는 말까지 덧붙여서. 답을 기다리느니 내가 아는것부터 일단 해결해 놓자 하고 계산부분이 많은 B를 반정도 해 놨더니 역시나 이 부분은 도저히 모르겠다며 A를 하겠다고 한참후에 문자를 보낸다.
그래놓고 일요일 오후에 하는 말이, A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you idiot, i sent you tips for it!! most of them are for part a!!!!'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책 몇 페이지를 참고해라 어떤식으로 그래프를 그려라 등등 알려주고 그나마 뒷부분은 내가 했다. 결국 Introduction, Conclusion을 포함, 20점짜리 과제에서 14점치를 내가 혼자 한 셈이 되어서 성질이 확 났는데, 그나마 제출하는 날도 결석했더군.
해서, 거짓말 하는걸 정말 싫어하지만, 지금 집에 없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집에 도착하면 문자를 보내란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겠다 했으나 무조건 아파트에 오면 문자 보내라고. 학교앞 아파트라 이 친구도 다른 동에 살아서 슈퍼도 안 가고 그냥 집에서 게기고 있다. 그 이전에 다른식으로 도움을 요청했다면 도와줬겠지만 이건 정말 너무 거저먹자는 심보 아닌가. 공부는 하기 싫지만 낙제는 면하고자 하는 건데, 복사를 해서 어떻게 사용할지도 모르는 판에 자칫하면 나한테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어림도 없다.
나는 니 녀석의 베이비시터가 아니라는 걸 왜 모르는게냐!


덧글
Semilla 2008/10/20 07:17 # 답글
저런 저런...! 저는 공부는 거의 혼자 해서 저런 일은 없었지요... 대신 돈 받고 다른 한인들 과제 도와줄 때는 있는데 가끔 저한테 너무 의지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어요. 그런 사람들은 그냥 공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Mannoya 2008/10/20 12:14 #
제가 비지니스전공임에도 불구하고 그룹과제를 별로여 하는게 이런 이유에요 . 이번같은 경우는 개인과제인데 저렇게 '조르니' 황당하더라구요. 뭐 내가 시간이 남고 본인이 어느정도 해 놓고 정 모르겠는 것을 물어본다면 도와 줄 수도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그래서 무작정 zero상태에서 번역 부탁하거나 하는 사람들도 일부러 핑계대고 거절해요. 해주면 엄청 쉽게 해주는 줄 알고 자꾸 부탁해서리..ㅡㅡ..